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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더 중요한.

by 제이에프 2026.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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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대표님과 우연히 점심을 먹게 되었다.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대표와 접점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입사 1년 쯤 되었을 때

대표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대뜸 회사의 제작,생산,물류의 전반적인 FLOW에 대해

스토리를 풀어놓으셨고,

그때부터 생산관리의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 이후로 매주, 매월 몇차례씩 대표님과 대면하면서 업무를 해왔고,

생각지도 못했던,

머리가 잘 돌아간다며, 무슨 과 나왔냐며,

역시 경영과 나온 친구들이 머리가 좋다며 칭찬을 받았고,

그러면서

보통의 불편한 임원진과의 관계를 벗어나

약간 스스럼없는 관계가 되었다.     

 

오늘도 그 업무를 하다가 점심시간이 20분 정도 지났고,

같은 팀 직원들은 먼저 식사중이어서,

대표님과 둘이 회사 아래층에 있는 추어탕 집으로 갔다.

 

처음엔 대표님이 주로 하시던

등산 얘기, 골프 얘기 등등 하다가,

예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을 했다.

"2년전 쯤 저를 불러서 생산관리 업무를 맡기실때, 왜 저를 픽 하셨어요? 

저 입사한지 얼마 안되서 제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셨잖아요"

대표님 왈,

회사를 오래 운영하다보면 사람들의 성향을 알게 된다고 했다.

우스갯소리로 

"대표님 앞에서는 거짓말이나, 나쁜 짓 하면 안되겠네요" 라고 했으나,

사실 기분이 좋았다. 

 

부동산에도 관심이 많다보니,

그동안 경매로 구입한 회사 건물,

아파트,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도 썰을 풀었다.

나도 사실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보니

맞장구 쳐가면서 대화를 이어가다,

"대표님 진짜 부러워요. 돈도 많고 부동산도 많고"

라고 했더니,

"그럼 바꿀 수 있겠어? 너의 나이와 나의 재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멘트였고,

돈에 관한 나의 무조건적인 욕심? 집념? 을 다 무너뜨리게 된 충격적인 순간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

힘든 순간 순간들을 버티며 20여년을 대기업에서 일했고,

돈을 벌기 위해서

아파트 청약을 하고

또 번 돈을 지키려고

부동산 공부를 하고, 집을 팔고 사고, 소비를 줄이고

이렇게 힘들게 노력했었던 것들이,

그 순간

나이를 먹으면 다 소용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뇌리를 아주 깊게 스며들었다.

(참고로 대표님 나이는 70대 초반이다)

 

그날 이후

난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돈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가볍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항상 나랑 맞지 않아 티격태격했었던

남편의 소비성향도

조금은 관대해질 수 있었다.

인생에서

돈보다 더 중요한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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