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2~3년 쯤이었던가
어느날 시어머니께서 유명한 점집이 있는데
같이 가자고 하셨다.
점은 평생 한번도 본 적이 없었고,
점을 본다는 걸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하필 시어머니와 함께라니
더 가고 싶지 않았지만,
나는 다른사람의 말을 거절 못하는 큰 병이 있었고,
더더군다나
그 대상이 시어머니였으니
나는 군말없이 약속한 날에 시어머니를 모시고
점집을 갔다.
평범한 아파트였고,
분위기만 살짝 어두컴컴하게 만들어 놓고
거실에 책상을 펴둔
그런 곳이었다.
시어머니는 여러가지를 물어보셨는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 2가지.
나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 10년 이상은 다닐거고,
내 남편은 지금은 잘 안풀리지만 50살 넘으면 풀릴거라고 했다.
그때 당시가 30대 초반이었다.
난 대기업에 다니는 중이었지만,
대졸 공채출신은 아니어서,
회사의 상황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직무였었고,
신랑은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누나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같이 일을 하다가,
대리점에서 근무를 하다가,
당구장을 한다고 했다가,
여기저기 불나방처럼 옮겨다니는 그런 상황이었다.
어찌됐건
나는 그 회사에서 10년이 뭐람
20년 넘게 일을 하게 됐고,
그 사이에 신랑은 50이 되었지만,
그때와 상황은 다를바 없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50이라는 나이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희망퇴직, 권고사직 대상이 되는 나이이고,
50대 재취업이라는 이슈는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수시로 다루는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순진하게 50이 되면 풀린다는
그 말을 믿은 내가 너무 순진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년 넘게 살면서
매 순간 고비가 있었음에도
좋은 날이 많았기에 여전히 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 다시 찾아온 고비앞에
난 갑자기 그 이후로 한번도 찾지 않았던
점집을 검색하고 있다.
이번에는 우리의 미래를 뭐라고 풀어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