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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들과의 동거

by 제이에프 2026.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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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이 

죽어간다.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들이

스승의 날이라고 받아온 화분,

한동안 잘 유지했고

몸체 가운데서 잎사귀도 한 줄기 올라오고

본체보다 더 커서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는데,

 

올 여름

너무 더워서

물 몇번 준게 잘못된 걸까

한 줄기 올라온 잎사귀는 푸르른데

본체가 누렇게 변해버렸다.

 

뭔가 키우는 거 잘 못한다.

식물

동물

살아있는 모든 게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는 새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기분 전환 삼아

화분을 하나씩 사곤 했는데

오래 키우지 못했다.

 

아이가 어렸을때

물고기를 키우고 싶다고 해서 샀는데,

어항에 물이 너무 많았는지

물고기가 어항 속을 유영하다가 

하필 나 혼자 있을때

어항 속을 탈출하여 거실 바닥으로 떨어져서 파닥거리는데도

난 물고기를 만지지 못해

살려주지 못했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나를 보고 직원들이 물어본다.

"고양이는 어때요?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서 너무 얌전해요"

"난 살아있는 건 다 싫어. 어떨 때는 사람도 싫어^^" 

농담삼아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요즘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늘고있다.

우리 회사 직원들도 

키우는 강아지를 사무실로 가끔 데리고 온다.

그런 날은 다들 난리가 난다.

얼굴을 들이밀고

강아지 이름을 부르고

사진을 찍어대며

너무 귀여워하고 좋아한다.

 

남편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서

결혼 초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내가 너무 싫어해서

키우지 않았다.

아이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왠 강아지냐며

돈도 많이 드는데

어떻게 키우냐며

당신이 늦게 들어오는 날은

누가 케어하냐며

난 극구 반대했고,

다른 건 내가 반대해도

하고싶은 건 끝까지 하는 남편은,

이상하게도

강아지만큼은

마음대로 데리고 오지 않았다.

 

내가 조금만 더

살아있는 생물에 오픈 마인드였다면,

남편의 인생이

조금은 더 즐거웠을까.

 

감정이 너무 메마른 나 때문에

그 사람의 인생도 메말라진 건 아닐까

갑자기 마음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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