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들이 독립을 했다.
기본적인 가전, 가구를 세팅해야 해서
냉장고, 세탁기, 인덕션, 전자렌지
침대, 옷장
우선 이렇게 급한대로 준비했다.
그러다 갑자기
TV가 필요하다고 했다.
엥? TV?
유치원, 초등학교 때 보던 만화를 졸업하면서
거실에 TV가 있어도
절대 보러 나온 적이 없었다.
"요즘 애들은 TV를 안봐"
"우리 애도 안봐"
우리 애도 그랬었지만, 모든 아이들이 다 그랬었다.
오죽햇으면 공중파는 가고,
바야흐로 OTT시대인데,
갑작스런 TV 타령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들 얘기로는 이랬다.
"출근 준비하면서 TV틀어놓고 뉴스보는 삶을 살고 싶어"
사실 해본 사람은
" 그게 뭐라고" 라는 반응일지 모른다.
그러나 듣고보니
안해본 사람은 지극히 평범한 것도 해보고 싶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TV가 없었던 적은 없었지만,
거실에 있었고,
쇼파에는 항상 아빠나 엄마가 TV를 보고 있었고,
중학생이 된 아이들은
가족이 모이는 거실보다,
자기만의 공간에 있는 걸 좋아했고,
독립된 자기 방에는
TV가 없었고,
온전히 자기만의 것인 핸드폰만 있었으니까.
핸드폰만 하는 아이들을 보고
어른들은
"진짜 요즘 애들은 TV는 안보고 핸드폰만 하더라"
이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그게 요즘 시대의 현상인 양
떠들어댔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그랬다.
나도 어렸을 적,
평상시에는 TV를 안보다가,
인기있는 드라마 본방 사수를 위해
항상 그 시간대에만 TV가 있는 거실로 갔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내 집, 내 거실에 TV가 생기니
내가 원할때 아무때나 TV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 때부터 TV를 자주 보게 된거 같다.
며칠 독립해서 살아본 아들에게 물었다.
"TV는 자주 보니?"
"응 엄청 자주봐. 요즘은 핸드폰을 잘 안하고 TV를 많이 봐"
요즘 아이들이 TV를 안본다는거
핸드폰만 좋아한다는거
그건 상황이 만든 현상일 뿐이었다.